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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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캐나다에 관한 미신ESSAY 2023. 12. 22. 20:24
문득 한라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마지막 겨울 방학이었다. 한라산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정보라면 제주도에 있다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는 것뿐이었다. 평소 등산을 좋아했었던 것도 아니었다.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한다면 아마도 싫어하는 쪽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 정상에 서면 나에게 깨닮음을 줄 무언가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친절히 만나 줄 것만 같았다. 소위 말하는 나를 찾고 싶다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한라산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후 인터넷이나 책에서 한라산에 가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를 모았다. 혼자 가기엔 좀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고 혼자 여행한 적도 없었기에 친한 친구 둘에게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내심 같이 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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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과 그 비효율적인 벽, 그리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ESSAY 2023. 12. 16. 00:08
안타깝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세상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중 어떤 무리는 자기들만을 위한 견고한 벽을 만들어 놓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잘못되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을 때,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불가피하고, 그것이 충분히 위협적으로 그들에게 다가올 경우 단단한 벽에 던져진 달걀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효율적으로 생각했을 때 쉽게 이해하기 힘든 '바보' 같은 사람들도 있다. 모른 척 지나갈 수도 있고 현실과 타협하며 편하게 살 수 있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무모해 보이고, 자신에게 또는 가족들에게도 어려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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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와 매너리즘ESSAY 2023. 12. 6. 21:01
가해자 같은데 자꾸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법은 어겼지만 그래도 인정이라는 것이 있으니, 없는 법도 만들어서 사랑의 교회 문제도 해결해 준 것처럼, 어떻게 좀 좋게 해결해 달라는 명성교회의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고, 그것도 부족해 우리가 이렇게 결정했으니, 다시는 이것에 대해 문제 삼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기적이 상식이 되는 교회’가 되어서 대한민국의 개신교에는 더 이상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약 2000년의 그리스도교 역사 속에서 교리나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 가운데 이와 같은 문제나 오류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지금까지 인도되었기 때문에 교회가 이야기하는 대로 믿고 따르면 구원이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구원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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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타크래프트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ESSAY 2023. 12. 3. 20:29
기억이 맞다면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시작한 건 중학생 때이고, 지금까지도 점심시간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하고 있으니 꽤 오랜 기간 즐기고 있다.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는 서머셋 몸의 말처럼, 이 정도로 긴 시간 동안 같은 게임을 하게 되면 그것을 통한 철학이나 관조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 같다. (실력이 늘지 않은 건 함정..) 게임을 시작하면 지도상에는 내 진영만 보이고, 그 외 지역은 안개로 덮여 길이 어디에 있는지 상대방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정찰하기 전 까지는 상대방의 위치나 전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찰병을 통해 안개로 덮인 지역을 조금씩 밝혀 나간다. 길이 없기 때문에 막다른 곳을 만날 때도 있고 운 좋게 자원이 풍부한 땅을 발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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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오피스근무 그리고 미신ESSAY 2023. 12. 2. 09:39
재택근무 : 근로 형태의 일종으로, 정보 통신 기기 등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형태 미신 : 과학적 관점에서 헛된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이나 신앙 - 위키백과 요즘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의 두 단어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프로그래밍에서 모듈 간 결합도는 느슨한 연결이 좋다고 배웠지만 이번의 경우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작한 재택근무가 엔데믹으로 들어서면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의 비율을 차츰 줄이거나, 없애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출근제도 변화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저는 오피스 근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피스/재택근무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