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과 그 비효율적인 벽, 그리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
    ESSAY 2023. 12. 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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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세상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중 어떤 무리는 자기들만을 위한 견고한 벽을 만들어 놓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잘못되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을 때,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불가피하고, 그것이 충분히 위협적으로 그들에게 다가올 경우 단단한 벽에 던져진 달걀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효율적으로 생각했을 때 쉽게 이해하기 힘든 '바보' 같은 사람들도 있다. 모른 척 지나갈 수도 있고 현실과 타협하며 편하게 살 수 있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무모해 보이고, 자신에게 또는 가족들에게도 어려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일을 하기도 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병사 한 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의 병사가 목숨을 걸고 적진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비록 라이언의 형제 세 명이 같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라이언은 살아남지만 그를 구하러 간 8명의 군인들은 모두 전사한다. 

    효율. 우리는 언제나 효율적으로 일하려 노력하고 심지어 노는 것마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놀 수 있을지 계산하고 고민한다. 언제부터인지, 원래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효율적이지 않다’는 말에는 부정적인 이미지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고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선이라고 믿어왔던 ‘효율’이기보다는 ‘비효율’이라는 단어 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약 20년 전 21세기가 도래할 즈음 스티븐 스필버그가 믿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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